한국예술종합학교를 광주로 이전해야 할까?
지역 균형 발전 명분 아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광주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며 예술계와 교육계가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배경
찬성 vs 반대
👍 찬성: 지역 균형 발전과 문화 분권을 위해 이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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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도권 예술 집중 해소와 지역 문화 균형 발전
한국의 예술 교육 및 문화 인프라는 수도권에 심각하게 집중되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공연·전시 시설의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 지역에 위치하며, 지방 예술 지망생들은 입시 준비 단계부터 수도권 이주를 강요받는다. 한예종이 광주로 이전하면 호남권을 비롯한 지방 거주 예술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수도권 일극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문화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경제에 미친 긍정적 파급 효과는 혁신도시 성과 분석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시설 총람 2023 -
2.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광주는 정부 지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중심으로 대규모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ACC는 아시아예술극장, 문화창조원 등 첨단 공연·창작 시설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 한예종이 이 인프라를 교육 현장으로 활용한다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실전 교육이 가능해진다. 광주비엔날레, 광주국제영화제 등 기존 국제 예술 행사와 연계한 커리큘럼 개발도 기대할 수 있으며, 아시아 문화 교류 거점 기능과 예술 교육 기능이 결합된 독보적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출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연간보고서 2023 -
3. 넓은 캠퍼스 조성을 통한 교육 환경 고도화
현재 한예종 서울 캠퍼스는 성북구 석관동 부지에 집약되어 있어 시설 확충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 수도권 부지 비용은 지방 대비 수 배에 달하므로, 광주 이전 시 동일 예산으로 훨씬 넓은 교육·실습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국제 수준의 공연장, 녹음 스튜디오, 야외 실습 공간을 갖춘 캠퍼스를 새로 조성하면 교육 여건이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왕립음악원, 줄리아드 스쿨 등 세계적 예술 학교들이 특정 도시와의 역사적 연계 속에서 성장했듯, 광주 역시 그러한 새로운 예술 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다.
출처: 교육부 국립대학 캠퍼스 시설 현황 조사 2022
👎 반대: 예술 생태계 단절이 교육 경쟁력을 훼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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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문화·산업 생태계와의 단절로 교육 경쟁력 저하
한예종의 핵심 강점 중 하나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제공하는 풍부한 문화 인프라와 산업 현장과의 밀접한 연계에 있다. 학생들은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독립영화관, 주요 갤러리 등 세계적 수준의 공연·전시 시설을 일상적으로 접하며 현장 감각을 기른다. 방송·영화·음반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인턴십과 프리랜서 활동이 학업과 병행될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적 이점이 사라질 경우 교육의 질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수·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된다.
출처: 한국예술종합학교 발전위원회 보고서 2023 -
2. 우수 교원 이탈 및 인재 유입 감소로 인한 수월성 약화
세계적 수준의 예술 교육은 현직 예술가이자 교육자인 교원들의 질에 크게 의존한다. 한예종 교원 상당수는 서울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현역 예술가들로, 광주 이전 시 교원 이탈이나 신규 채용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서울 인근 거주 우수 학생들이 이전 후 다른 예술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정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핵심 전문 인력 이탈률이 이전 초기 수년간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가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기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공기관 이전 효과 분석 2022 -
3. 막대한 이전 비용과 교육 공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공공기관 이전에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시설 이전 비용, 인력 이동 지원 비용, 신규 캠퍼스 건설 비용 등이 소요된다. 이전 기간 동안 교육 연속성이 단절되며 재학생과 교직원 모두 혼란을 겪는다. 한예종처럼 실기 중심의 교육 기관은 악기, 음향 장비, 무대 시설 등 이전에 특히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국토연구원의 공공기관 이전 비용·편익 분석에 따르면 단기적 이전 비용을 회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사례가 다수이며, 예술 교육 기관처럼 네트워크 효과에 의존하는 기관의 경우 편익 실현은 더욱 불확실하다.
출처: 국토연구원 공공기관 이전 비용·편익 분석 2021
교차 반론
반대 측은 서울 문화 생태계와의 단절을 우려하지만, 오늘날 예술 교육은 물리적 위치에만 종속되지 않는다. 고속철도(KTX) 이용 시 광주에서 서울까지 약 1시간 40분이면 이동 가능하며 실질적 거리 장벽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광주 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재단 등 고유한 국제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예술 생태계의 거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 예술 학교들이 뉴욕·런던 외 다양한 도시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처럼, 교육의 질은 도시 규모보다 커리큘럼과 교육 의지에 달려 있다.
찬성 측은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우지만, 한예종 이전이 진정한 지역 문화 발전의 올바른 해법인지는 의문이다. 이전 비용과 혼란을 감수하는 대신 광주 분교 또는 협력 캠퍼스 설치, 지역 예술 대학 지원 강화, 한예종과 지역 기관 간 교류 프로그램 확대 등 덜 급진적인 대안이 존재한다. 지역 예술 교육의 구조적 문제는 한예종의 물리적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희소한 국가 재원을 이전 비용에 투입하는 것은 기회비용 측면에서 지역 예술 생태계 전반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
반대 측은 이전 비용과 교육 공백을 우려하지만, 단계적·장기적 이전 계획을 수립할 경우 이러한 리스크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정부는 혁신도시 사업을 통해 153개 이상의 공공기관을 이전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선발대 이전, 기존 캠퍼스 병행 운영, 충분한 유예 기간 부여 등 연착륙 방안을 도입하면 교육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지역 문화 균형이라는 국가적 편익은 단기 이전 비용을 상회하며, 비용을 절대적 반대 논거로 삼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이다.
핵심 쟁점
예술 교육의 수월성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할 때 국가는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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