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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 03. 26.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해야 하는가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두고 범죄 억제·법감정 반영론과 실효성·인권 우려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배경

촉법소년이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형법 제9조에 따라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보아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처분(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을 받는다. 이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73년간 단 한 번도 변경된 적이 없다. 2026년 2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 2개월 내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하면서 논의가 공식화됐다. 법무부는 '중학생부터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고했고, 성평등가족부가 공론화를 주관하며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했다. 통계로 보면, 경찰청 자료에 따라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2022년 1만 6,435명에서 2024년 2만 814명으로 2년 새 약 27% 급증했다. 법원행정처 자료로는 촉법소년 사건의 법원 접수 건수가 2015년 7,045건에서 2024년 2만 1,477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만 13세가 범행을 저질러 송치된 건수는 2021년 6,302명에서 2024년 1만 485명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검거된 촉법소년의 절반 이상(50.6%)이 13세였다. 성범죄(강간·추행)도 2021년 398건에서 2024년 739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일본·오스트리아·대만·싱가포르의 형사처벌 면제 연령은 14세로 한국과 같다. 프랑스는 13세 미만, 캐나다·중국·네덜란드는 12세 미만, 영국은 10세부터 형사책임을 진다. 다만 덴마크는 2010년 형사책임 연령을 15세에서 14세로 낮췄다가, 범죄 억제 효과가 확인되지 않자 2012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다. 미국 뉴욕주는 2017년 오히려 형사책임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상향하는 '연령 상향법(Raise the Age)'을 제정했다. 한국갤럽이 2026년 3월 10~12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찬성 81%, 반대 13%, 유보 6%로 나타났다. 30~50대에서 찬성이 89~90%에 달했고, 정당 지지와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찬성 응답자 중 적정 하향 연령은 '만 12세 미만' 39%, '만 13세 미만' 28%, '만 10세 미만' 20% 순이었다.

찬성 vs 반대

👍 찬성: 70년 전 기준은 현실과 괴리—시대에 맞게 연령을 낮춰야 한다

  1. 1. 촉법소년 범죄가 급증하고 흉포화되고 있으며, 13세가 핵심 경계선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2022년 1만 6,435명에서 2024년 2만 814명으로 불과 2년 새 약 27% 급증했다. 법원행정처 자료로는 촉법소년 사건의 법원 접수 건수가 2015년 7,045건에서 2024년 2만 1,477건으로 약 3배로 증가했다. 특히 문제는 13세에 집중돼 있다. 만 13세가 범행을 저질러 송치된 건수는 2021년 6,302명에서 2023년 9,686명, 2024년 1만 485명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검거된 촉법소년의 절반 이상(50.6%)이 13세였다. 성범죄(강간·추행)도 2021년 398건에서 2024년 739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며 죄질이 악화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범죄 보호처분 대상자 중 13세 비중은 14·15세와 비슷한 15% 안팎인 반면 12세는 5% 수준으로 낮아, 13세와 12세 사이에 약 3배의 격차가 있다. 이는 13세가 형사책임의 경계선으로 적절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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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 '촉법이라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제도가 악용되고 있으며, 법감정과의 괴리를 해소해야 한다

    2023년 10월 충북 청주에서 14세 중학생 정모 군이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뒤 "난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고 말한 사건은 제도 악용의 대표적 사례다. 정 군은 범행 1년 전인 2022년 13세 촉법소년 시절에도 흉기로 친구를 다치게 했으나 보호관찰 처분만 받았고, 불과 1년여 만에 살인범이 됐다. 2022년 광주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12세 촉법소년을 데리고 금은방에 침입한 뒤, 범행이 발각되면 촉법소년이 주도한 것처럼 진술하자고 사전 모의한 사례도 있었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제도는 범죄억지뿐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법감정도 반영해야 한다"며 "억지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현 기준을 유지하기보다 13세로 조정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덕주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9년 근무)은 "70여 년 전인 1953년에 멈춰 있는 법의 시계를 이제는 현대 청소년들의 성숙도와 범죄의 양상에 맞춰 현실화해야 한다"며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95%가 촉법소년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다수가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 81%가 연령 하향에 찬성했고, 이는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일관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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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 연령 하향은 보호자 책임 환기와 규범 인식 강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송종영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는 "형사책임 연령이 낮아질 경우 부모가 자녀의 일탈행위를 보다 현실적인 법적 문제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며 "일부 가정에서는 생활지도와 감독을 강화하는 동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특정 연령대에 형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일부 청소년에게 법 규범의 구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인식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일반 예방 효과, 보호처분의 실효성, 사회적 규범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롬 교수 역시 "교화 가능성이 높은 소년에게는 실효적 보호처분을 집중하되, 극악한 소년범죄에 대해서는 형사 사법망이 작동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형벌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되 실효성 있는 보호처분과 처우프로그램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무부 측도 "모든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자는 게 아니라 강도, 살인, 성폭력 같은 강력범죄를 처벌하자는 것"이라며 "14세라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피하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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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 상징적 입법에 그칠 뿐—처벌 강화보다 소년사법 시스템 개선이 답이다

  1. 1. 연령을 낮춰도 실형 선고 비율이 1%에도 못 미쳐 상징적 입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혁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성평등가족부 주최 공개 포럼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것은 결국 13세 소년에 대해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실효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2023년 기준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 가운데 정식 재판에 넘겨진 비율은 약 8.8%에 그치고, 상당수는 선도조건부 훈방이나 기소유예로 종결된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연령을 13세로 낮출 경우 이 수치가 20배가량 낮아질 것"이라며 "기껏해야 실형을 선고받는 인원이 몇 명 수준에 그쳐 연령 하향이 상징적 조치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청 통계로도 2024년 소년범죄자에 대한 처분 4만 9,394건 가운데 소년보호송치가 2만 1,734건(44%), 불기소가 1만 3,271건(26.8%)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구속 구공판은 418건(0.8%)에 불과했다. 한민희 법무법인 사계 변호사도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더라도 실제로는 상당수가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정책적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절차법적으로도 "연령을 낮추면 강제수사 등 수단이 일부 확대될 수는 있지만, 10~12세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동일한 문제가 남는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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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 해외 연구와 사례가 일관되게 보여주듯, 엄벌주의는 범죄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재범률을 높인다

    정경은 초당대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는 "해외 연구를 보면 청소년을 성인 형사체계에 편입시키는 정책이 반드시 범죄 억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재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덴마크는 2010년 형사책임 연령을 15세에서 14세로 낮췄지만, 범죄 억제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재범 문제가 제기되면서 2012년 다시 원래 기준으로 되돌렸다. 일본도 2007년 소년원 송치 가능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하향 조정했지만 소년범죄는 감소하지 않았다. 한국도 같은 해 촉법소년 하한 연령을 12세에서 10세로 낮췄으나 정책 효과는 확인된 바 없다. 반면 미국 뉴욕주는 엄벌주의 사법체계의 실패를 인정하고 2017년 '연령 상향법(Raise the Age)'을 제정, 형사책임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2003년 미국 학술지 '청소년 폭력과 소년사법'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성인과 동일한 사법절차를 거쳐 형사처벌을 받은 소년은 소년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이들보다 재범 가능성이 2배 이상 높고 재범 시점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교 법학 연구진도 여러 국가의 정책을 비교한 결과, 처벌을 더 엄격하게 한다고 해서 범죄가 뚜렷하게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부 2025년 교정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재복역률은 2024년 36.1%로 여전히 성인 출소자 재범 비율보다 13.5%p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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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 현행 제도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며, 진짜 문제는 소년사법 인프라의 부실에 있다

    김혁 교수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강도가 낮지 않다"며 "13세 청소년도 최장 2년간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고 보호관찰 역시 병행할 수 있어 상당한 억지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며 "10세부터 소년원 구금도 가능하고, 우리나라는 형법과 소년법을 각각 두고 있기에 형사책임연령은 사실상 10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 기록과 소년보호처분 기록이 남아 동종 범죄 시 상습범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입시·유학·취업 등에서도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인프라 부실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소년원 보호소년의 약 32.2%, 2021년 신규 입원 보호소년 중 약 44.9%가 정신질환 치료군으로 분류됐다. 전안나 변호사(서울가정법원 8년 근무)는 "저연령 소년의 경우 아동학대 피해, 정서적 불안정, 낮은 인지능력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사례가 많아 형사절차로 넘겨질 경우 장기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소년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UN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 인권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2018년, 2022년에 이어 2026년에도 재확인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역시 한국에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만 14세로 유지하고, 아동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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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 반론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측은 '연령을 낮춰도 실형이 1%에 불과해 상징적 입법'이라고 주장하지만, 바로 그 '상징성'이야말로 핵심이다. 송종영 변호사가 지적했듯 형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인식 자체가 법 규범의 구속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촉법이라 괜찮다'는 조롱이 현장에서 실제로 횡행하고 있다. 실형 선고 비율이 낮다는 것은 '처벌할 수 없다'가 아니라 '검찰과 법원이 재량을 행사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형사처벌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며, 이는 보호자의 감독 동기를 자극하고, 강력범죄를 저지른 13세에 대해 강제수사·구속 등 실효적 사법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보호처분만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주장은 충북 청주 모친 살해 사건의 정 군처럼 보호관찰 후 1년 만에 살인을 저지른 사례 앞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 반대 👍 찬성 반박

찬성측은 촉법소년 범죄가 급증하고 흉포화됐다고 주장하지만, 이 통계는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경향신문 보도에 인용된 한민경 경찰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0세 이상 14세 미만 연령대 10만 명당 촉법소년 수는 2009년 202명, 2012년 219명, 2019년 205명, 2020년 183명, 2021년 221명으로 증감을 반복하며 지속적 증가추세라 보기 어렵다. 절대 건수 증가는 과거에는 '용서하고 넘어갔을' 사안도 신고하는 사회 분위기 변화를 반영하는 측면이 크다.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비율은 3.8~4.5% 수준으로, 일반 소년범죄와 비교해 특별히 높지 않다"며 "촉법소년 범죄의 절반가량은 무인점포나 편의점에서의 단순 절도"라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형사책임 연령 유지 또는 상향을 권고하는 이유는 덴마크·일본 등 실제 하향을 시도한 국가에서 범죄 억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적 법감정에 편승해 제도를 바꾸면 낙인효과와 구금 환경에서의 범죄 학습으로 더 많은 재범자를 양산할 위험이 있다.

핵심 쟁점

💡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라는 '숫자 1'의 변경이 실질적 범죄 억제로 이어지려면, 연령 조정과 함께 어떤 소년사법 인프라(교정시설 확충, 정신건강 치료, 가정환경 개선, 피해자 보호)가 동시에 갖춰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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