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강제 폐쇄는 표현의 자유 침해인가?
정부가 일간베스트저장소를 강제 폐쇄할 경우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혐오표현 규제의 정당성과 한계를 둘러싼 논쟁
배경
찬성 vs 반대
👍 찬성: 혐오표현의 온상을 방치하는 것이 더 큰 해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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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혐오표현은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 범주 밖
헌법재판소는 2009년 결정(2007헌마1001)에서 '타인의 기본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표현'은 헌법 제21조의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CCPR)는 일반논평 34호(2011)에서 인종·민족·종교에 기반한 혐오표현은 규약 제19조(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를 벗어나 제20조에 따른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일베에는 5·18 희생자 비하, 특정 지역·젠더 집단 공격 게시물이 수만 건 이상 누적되어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이미 법원에서 명예훼손·모욕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반복적으로 불법 판정을 받은 콘텐츠가 구조적으로 생산되는 사이트는 헌법 보호 밖 표현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는 법학계의 논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출처: 헌법재판소 2007헌마1001 결정,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34호(2011) -
2. 자율규제 반복 실패 후 최후 수단 폐쇄는 비례성 충족
방통심의위는 2012년 이후 일베에 대해 1,000건 이상의 개별 게시물 삭제 권고를 내렸으나 동일 유형의 혐오 콘텐츠가 반복 생산됐다는 사실이 방통위 연간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다. 헌법상 기본권 제한은 목적의 정당성·수단의 적합성·피해의 최소성·법익 균형성의 비례원칙을 충족해야 하는데, 개별 삭제 → 운영자 과태료 → 임시 서비스 정지 → 폐쇄의 단계적 절차를 밟는다면 최후 수단성 요건이 충족된다. 영국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2023)과 호주 온라인안전법(2021)은 반복적 불법 콘텐츠를 방치하는 플랫폼에 대해 서비스 접근 차단 권한을 규제기관에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자율규제 실패 이후의 강제 폐쇄가 국제 기준상 비례성 있는 최후 수단으로 간주됨을 보여준다.
출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간보고서 2023, 영국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2023), 호주 온라인안전법(2021) -
3.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는 적극적 플랫폼 규제를 요청
헌법 제10조는 국가에게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적극적 의무를 부과한다. 일베 이용자로부터 성적 모욕·명예훼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플랫폼의 방조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수차례 내린 바 있다. 유럽인권재판소(ECtHR)는 Delfi AS v. Estonia(2015) 대심판부 판결에서 대규모 혐오 댓글을 방치한 포털에 대한 국가의 제재가 유럽인권협약 제10조(표현의 자유)와 양립 가능하다고 판시했으며, 이는 한국 법원이 유사 논거를 채택하는 데 참조 판례로 활용된다. 반복적 피해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출처: 유럽인권재판소 Delfi AS v. Estonia(2015), 서울중앙지방법원 플랫폼 방조책임 판례 시리즈
👎 반대: 정부 주도 폐쇄는 국가 검열의 문을 여는 위험한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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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이트 전면 폐쇄는 합법 콘텐츠까지 차단하는 과잉금지 위헌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며, 헌법재판소는 이를 절대적 기본권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해석해 왔다(2001헌바43 등). 미국 연방대법원은 Reno v. ACLU(1997)에서 인터넷 플랫폼 전체 차단은 '좁게 제한된 수단'(narrowly tailored)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시했고, 유럽인권재판소(ECtHR)도 Yildirim v. Turkey(2012)에서 사이트 전체 차단이 유럽인권협약 제10조 위반임을 확인했다. 일베 내에는 정치 논평, 시사 패러디, 일반 유머 등 합법 콘텐츠도 다수 존재하며, 불법 게시물을 이유로 플랫폼 전체를 폐쇄하는 것은 합법 표현까지 광범위하게 차단하는 과잉금지에 해당해 위헌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출처: 헌법재판소 2001헌바43, 미국 연방대법원 Reno v. ACLU(1997), 유럽인권재판소 Yildirim v. Turkey(2012) -
2. 정부 폐쇄 권한은 정치적 표현 탄압의 미끄러운 경사면
표현의 자유 규제 권한이 행정부에 부여되면, 집권 세력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치 비판 플랫폼을 '혐오표현' 명목으로 폐쇄하는 데 동일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국제언론인보호위원회(CPJ)와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혐오표현 규제를 명분으로 한 플랫폼 차단이 헝가리·터키·인도에서 야당 미디어 탄압 수단으로 전용된 사례를 수십 건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비판 게시물을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한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2009)에서 보듯, 유사 권한의 정치적 남용 전례가 있다.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 인터넷자유지수 2025에서 한국은 '자유(Free)'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데, 정부 주도 플랫폼 폐쇄 제도화는 이 등급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출처: CPJ 연례보고서 2024, RSF 세계언론자유지수 2025, Freedom House 인터넷자유보고서 2025 -
3. 현행 법 체계로 개별 불법 행위 처벌 충분, 플랫폼 폐쇄 불필요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형법상 명예훼손·모욕죄, 성폭력처벌법 등 기존 법 체계만으로도 불법 게시물 작성자에 대한 형사 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방통심위의 개별 게시물 삭제 명령, 과태료 부과, 임시 서비스 정지 등 단계적 제재 수단도 이미 존재하며 아직 그 최대치까지 활용된 바 없다. 법학자 박경신(고려대) 등은 플랫폼 폐쇄보다 운영자 민사책임 강화·알고리즘 증폭 금지·광고 수익 차단이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하면서도 실질적으로 혐오표현을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NetzDG는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고 삭제 의무·과징금 제도만으로 주요 플랫폼의 불법 콘텐츠 제거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냈다.
출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방통심의위 연간보고서 2024, 독일 네트워크집행법(NetzDG) 연차평가보고서 2023
교차 반론
반대 측은 기존 법으로 개별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방통심위가 10년 이상 삭제 명령을 내려도 동일 유형의 혐오 게시물이 수천 건씩 재게재되는 반복 구조는 개별 처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불법 게시물 작성자가 처벌받아도 사이트 구조와 문화가 온존하는 한 신규 이용자가 동일 행동을 반복한다. ECtHR의 Delfi v. Estonia(2015) 판결이 보여주듯, 자율규제가 반복적으로 실패한 경우 최후 수단으로서의 제재는 국제 기준상 표현의 자유와 양립 가능하다. 문제는 수단의 선택이지 권한의 존재 자체가 아니며, 독립 심의 기구와 사법적 사전심사를 결합한 설계라면 남용 위험도 통제된다.
찬성 측이 '자율규제 실패 이후 최후 수단'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에서는 플랫폼 운영자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강화, 알고리즘 증폭 금지, 광고 수익 차단 등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하는 중간 단계 수단들이 아직 입법화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최소침해 원칙상 이 수단들이 먼저 소진되어야 한다. 또한 일베 이용자 상당수가 10~30대 남성으로 추산되는데, 폐쇄 시 이들이 더 음지화된 텔레그램 채널이나 다크웹 커뮤니티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해 혐오표현 감시와 법 집행이 오히려 어려워진다는 점도 현실적 역효과로 고려해야 한다.
반대 측이 정치적 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이는 규제 기관의 독립성 설계로 해소할 수 있는 문제다. 방통심위를 행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사이트 폐쇄 결정에 법원의 사전 영장 심사를 의무화하면 정치권력의 남용 경로는 차단된다. 독일 NetzDG 집행에는 연방네트워크청(Bundesnetzagentur)이 독립 감독 기관으로 개입하며 정치적 남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폐쇄 권한 자체가 위험하다'는 논리는 사법부의 독립적 역할을 과소평가한 것이며, 권한의 존재와 남용 방지 설계는 별개의 문제다.
핵심 쟁점
혐오표현 플랫폼 강제 폐쇄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조치인가, 아니면 국가 검열의 문을 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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