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전환 불가 조항, 법으로 금지해야 할까?
인턴 계약에 '정규직 전환 불가' 조항을 법으로 금지할지 두고 청년 노동권 보호와 계약 자유 원칙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배경
찬성 vs 반대
👍 찬성: 청년 노동 착취 구조를 법으로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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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규직 업무를 저임금에 착취하는 구조 고착화
인턴 기간 동안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처음부터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조항에 묶인 청년은 합리적 협상을 할 여지가 없다. 한국노동연구원 2022년 청년 고용 실태 조사에서 인턴 응답자의 61.3%가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담당했으나 평균 급여는 정규직 신입 대비 약 55% 수준에 불과했다. '전환 불가' 조항은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계약으로 고착화함으로써 기업이 저비용 노동력을 공급받는 제도적 통로를 만든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청년 인턴십 남용을 막기 위해 회원국이 법적 안전망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출처: 한국노동연구원 청년 고용 실태 조사 2022; 국제노동기구(ILO) 인턴십 지침 2023 -
2.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자유로운 계약'은 허구
계약 자유 원칙은 대등한 당사자 간의 협상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청년 체감 실업률이 18%를 웃도는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는 조항에 이의를 제기하면 채용 기회 자체를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 서명하는 것으로, 이는 실질적 강제에 가깝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24)에 따르면 청년(15~29세) 확장 실업률은 18.3%로 전체 연령대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이처럼 구직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시장 구조에서는 계약서상의 형식적 동의를 진정한 자유의사의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 최저임금법이 '합의된 임금'을 무력화하는 것도 동일한 논리에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출처: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24; 한국 최저임금법 제3조 -
3. 제도적 개입이 정규직 전환율을 실제로 높인다
정부 지원 청년인턴제의 경우 전환율이 미지원 프로그램 대비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제도적 개입이 전환율을 실질적으로 높인다는 것이 검증되었다. 고용노동부 청년인턴제 성과 분석(2023)에 따르면 정부 지원 기업의 정규직 전환율은 약 54%로, 자체 운영 기업의 33%를 2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전환 불가 조항을 법으로 금지하면 기업이 인턴 채용 단계부터 전환 가능성을 전제로 인력 계획을 수립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청년 고용 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도 2012년 인턴십 지침 강화 이후 취업 직결형 인턴 비중이 꾸준히 상승한 사례가 있다.
출처: 고용노동부 청년인턴제 성과 분석 2023; 일본 후생노동성 인턴십 실태 조사 2022
👎 반대: 규제가 오히려 청년 취업 기회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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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약 자유 침해, 헌법적 정당성 논란
성인 근로자가 내용을 인지하고 서명한 계약 조항을 법으로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사적 자치 원칙을 제약한다. 헌법재판소는 다수 결정에서 근로관계에 대한 국가 개입은 비례 원칙을 충족해야 하며, 당사자의 자유로운 합의를 무력화하는 입법은 위헌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히 단기 프로젝트, 계절제 인턴, 해외 어학연수 인턴처럼 처음부터 정규직 전환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유형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경우, 당사자의 명시적 의사와 무관하게 계약 내용이 강제 변경되는 문제가 발생하며 이는 과잉 입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출처: 헌법재판소 결정례 집성; 대한민국 헌법 제15조 -
2. 채용 부담 증가로 인턴십 일자리 자체가 감소
전환 불가 조항을 금지하면 기업은 인턴 채용을 잠재적 정규직 채용 과정으로 인식하게 되어 채용 규모를 스스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3년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인턴 전환 의무화 시 채용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48.2%에 달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 이후 소규모 사업장의 단기 일자리가 감소한 선례처럼, 채용 비용과 법적 리스크가 커지면 기업은 인턴십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노동 규제 분석에서도 고용 보호 강화 조치는 단기적으로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출처: 한국경영자총협회 채용 실태 조사 2023;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용 보호 규제 효과 분석 2022 -
3. 목적이 다른 인턴십을 획일적 규제로 묶을 수 없다
대학 현장실습 인턴, 정부 주도 단기 체험 인턴, 기업의 채용 연계 인턴은 목적·기간·급여 수준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교육부 현장실습 운영 지침(2023)에 따르면 학점 이수형 현장실습은 학교-기업 협약에 따라 운영되며 교육 목적상 고용 전환을 전제하지 않는다. 이를 '전환 불가 조항 금지' 법안에 포함시키면 산학협력 생태계가 위축되고 협약 체결 기업 수가 급감할 수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의 인턴십 지침도 교육기관 연계 여부, 보수 수준, 기간 등에 따라 규제 기준을 세분화하고 있으며, 일률적 전면 금지 방식은 채택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턴십 유형을 하나의 법 조항으로 규율하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도 정교함이 부족하다.
출처: 교육부 현장실습 운영 지침 2023;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인턴십 지침 2014
교차 반론
반대 측은 계약 자유 침해를 내세우지만, 이는 실질적 불평등을 외면한 형식 논리다. 체감 실업률 18%의 취업난 속에서 구직자는 불리한 조항에 이의를 제기하면 채용 탈락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실상 강요된 동의를 하게 된다. 계약 자유는 협상력이 대등할 때 정당성을 갖는다. 최저임금법이 '당사자 합의 임금'을 무력화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며, 헌법재판소도 이를 합헌으로 인정했다. 더욱이 비례 원칙은 청년 노동권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한 제한도 허용한다. 형식적 자유를 빌미로 구조적 착취를 묵인하는 것이 더 큰 헌법 가치 훼손이라는 반론이 가능하다.
찬성 측은 조항 금지가 전환율을 높인다고 주장하지만, 기업의 전환 결정은 조항 유무가 아니라 직원 성과 평가, 경영 계획, 채용 예산에 따라 이루어진다. 조항이 금지된다고 해서 기업이 더 많이 전환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인턴은 '혹시 전환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되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명시적으로 '전환 불가'를 밝히는 것이 불투명하게 기대만 갖게 하는 것보다 근로자에게 더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정부 지원 인턴제 전환율 수치는 지원금이라는 외부 인센티브 효과이지, 계약 조항 규제의 효과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반대 측은 인턴십의 다양성을 이유로 규제 전면 반대를 주장하지만, 이는 입법 설계의 문제를 규제 원칙의 문제로 오인한 것이다. 현장실습·교육 목적 인턴에는 적용 예외를 두고, 일정 기간(예: 3개월) 이상 근무하는 유급 인턴에 한해 전환 불가 조항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세분화된 입법이 충분히 가능하다. 유럽연합도 교육기관 연계 여부와 보수 수준에 따라 기준을 달리하면서 핵심 보호는 유지한다. '다양한 유형이 있으니 아무것도 규제하지 말자'는 논리라면 근로기준법도 존재해선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다양성은 섬세한 입법으로 수용하면 될 문제다.
핵심 쟁점
청년 착취를 막을 법적 보호와 당사자 간 계약 자유, 어느 쪽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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