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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26. 07. 03.

온라인 허위정보, 법으로 규제해야 할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온라인 허위정보를 걸러낼 안전장치인지,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검열인지 논쟁이 뜨겁다.

배경

정보통신망법은 2001년 전부개정 이후 온라인 명예훼손·불법정보 규제의 핵심 근거로 기능해 왔다. 대표 조항인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는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요청만으로 사업자가 최대 30일간 게시물을 블라인드 처리하도록 해 「과잉 차단」 논란을 낳았다. 한편 2007년 도입된 인터넷 본인확인제(실명제)는 2012년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라며 위헌 결정(2010헌마47)해 폐지됐고, 익명 표현도 헌법적 보호 대상임이 확인됐다. 이번 개정안은 딥페이크와 조작된 뉴스의 확산에 대응해 플랫폼의 허위정보 삭제 의무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찬성 측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독일 네트워크단속법(NetzDG)처럼 플랫폼 책임을 명문화하는 국제 흐름으로 본다. 반대 측은 2021년 언론중재법 징벌적 손해배상 개정이 언론·시민사회 반발로 무산된 전례를 들어, 「허위」의 판단 주체가 국가가 될 때 정치적 검열로 흐를 위험을 경고한다. 국경없는기자회(RSF)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 순위가 최근 등락을 거듭한 점도 논쟁을 키운다.

찬성 vs 반대

👍 찬성: 온라인 허위정보 규제 강화가 필요한 이유

  1. 1. 딥페이크·조작정보의 실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특정인의 얼굴·음성을 합성한 딥페이크와 조작된 뉴스가 선거·재난 국면에서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이미 제70조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을 처벌하지만, 게시물 확산 속도를 형사절차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개정안은 명백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플랫폼의 신속 대응 의무를 명문화해, 피해자가 긴 소송 없이도 확산을 차단할 통로를 넓히자는 취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딥페이크 성범죄물 등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2. 2. 플랫폼 책임을 명문화하는 것이 국제적 규제 흐름이다

    유럽연합은 2022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채택해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 대응과 위험 평가 의무를 부과했고, 독일은 2017년 네트워크단속법(NetzDG)으로 명백한 불법 게시물을 24시간 내 삭제하지 않은 플랫폼에 최대 5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게 했다. 개정안 지지자들은 한국만 플랫폼을 사실상 무규제 상태로 두면 허위정보의 온상이 될 수 있다며, 자율에 전적으로 맡기기보다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한다고 본다.

    출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DSA), 독일 연방법무부(NetzDG)
  3. 3. 자율규제의 한계와 피해자 구제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현행 임시조치 제도(제44조의2)는 권리침해 주장자의 요청으로 30일간 게시물을 가릴 수 있으나, 그 이후의 항구적 조치나 반복 게시에는 취약하다는 비판이 있다. 플랫폼의 자체 신고·삭제 시스템도 기준이 불투명하고 처리 속도가 들쭉날쭉하다는 이용자 불만이 누적돼 왔다. 찬성 측은 명확한 법적 기준과 감독기구의 관여가 오히려 플랫폼의 자의적 삭제를 줄이고, 허위정보로 명예·사생활을 침해당한 개인에게 예측 가능한 구제 수단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출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 반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큰 이유

  1. 1. 헌재가 확인한 사전검열 금지 원칙과 충돌한다

    헌법 제21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며 검열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인터넷 본인확인제(실명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2010헌마47)을 내렸고, 익명 표현의 자유 역시 헌법적 보호 대상임을 확인했다. 반대 측은 국가나 플랫폼이 「허위」 여부를 사전에 판단해 삭제하도록 강제하는 구조가, 사후 처벌이 아니라 사실상의 사전 억제로 작동해 헌재가 세운 검열 금지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출처: 헌법재판소(2010헌마47)
  2. 2. 허위정보의 정의부터 모호해 자의적 남용 위험이 크다

    무엇이 허위인지는 종종 사실과 의견, 풍자, 미확인 정보의 경계에서 다투어진다. 2021년 국회에서 추진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려다, 권력 비판 보도를 위축시킨다는 언론계·시민사회의 강한 반발로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판단 주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처럼 행정부 영향권의 기구일 경우, 정권에 불리한 정보를 「허위」로 규정해 차단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오픈넷 등 시민단체는 경고한다.

    출처: 한국기자협회, 사단법인 오픈넷
  3. 3. 위축효과와 국제사회의 언론자유 우려를 낳는다

    삭제·차단 의무와 제재가 강해질수록 플랫폼은 분쟁 소지가 있는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지우는 과잉 차단(over-blocking)에 나서기 쉽다. 독일 NetzDG도 시행 후 이런 부작용으로 국제앰네스티의 비판을 받았다. 이는 합법적 비판과 토론까지 얼어붙게 하는 위축효과로 이어진다.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도 한국의 명예훼손 형사처벌과 온라인 차단 제도에 우려를 표해 왔고, 국경없는기자회(RSF)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 순위 등락도 이런 제도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출처: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 국제앰네스티

교차 반론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검열을 우려하지만, 개정안이 겨냥하는 것은 의견이나 정치적 비판이 아니라 딥페이크 성범죄물·명백히 조작된 허위사실처럼 이미 현행법으로도 불법인 정보다. EU DSA와 독일 NetzDG 역시 합법적 표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아무 규제 없이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피해자의 인격권을 국가가 외면하는 것이며,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권리를 파괴할 자유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 반대 👍 찬성 반박

찬성 측은 국제 표준을 들지만, 독일 NetzDG조차 자국 내에서 과잉 차단과 표현 위축을 이유로 강한 비판을 받았고, EU는 DSA에서 오히려 이용자의 이의제기권과 투명성 의무를 함께 강화했다. 「국제 흐름」을 명분으로 삭제 의무만 떼어 오면서 견제 장치를 빼놓으면, 남는 것은 권력이 마음에 안 드는 정보를 지우는 편리한 도구뿐이다. 2021년 언론중재법이 왜 무산됐는지 되새겨야 한다.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언론중재법 전례를 들지만, 그 법은 언론 보도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과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지금의 임시조치 제도는 기준이 모호해 힘 있는 자가 비판 게시물을 손쉽게 가리는 데 악용될 소지가 크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를 세우는 것이 자의적 차단을 줄이는 길이다. 위축효과가 걱정된다면, 규제 자체보다 규제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아야 한다.

핵심 쟁점

💡

「무엇이 허위인가」를 국가와 플랫폼이 판단하도록 맡길 때, 우리는 거짓의 확산과 검열 중 무엇을 더 경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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