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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6. 06. 25.

기업 성과급, 이사회·주총 의결 의무화해야 할까?

경영진 성과급을 이사회 심의와 주주총회 의결 대상으로 강제화하는 방안, 지배구조 개선인가 경영 효율 저해인가

배경

한국 대기업 경영진의 성과급 체계는 오랫동안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나 대주주 결정에 의해 사실상 불투명하게 운영돼 왔다. 2023년 금융감독원 공시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200 기업 중 등기임원 보수 총액만 공시하고 개별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한 기업은 전체의 30%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상법상 이사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총액 한도만 승인받은 뒤 세부 배분은 이사회에 위임하는 관행이 굳어져 있다.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 등 주요 그룹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반복됐으며, 2022~2023년 카카오·넥슨 등 IT 기업에서는 직원 성과급 삭감과 임원 보수 유지 간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미국은 2010년 도드-프랭크법으로 상장사에 대해 주요 임원 보수에 관한 비구속적 주주 투표(Say on Pay)를 의무화했고, 영국·EU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는 2024년 금융위원회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기업에 보수위원회 운영 강화를 권고했으나, 법적 강제성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다.

찬성 vs 반대

👍 찬성: 주주·사회 통제로 경영 투명성 높여야

  1. 1. 대리인 문제 해소 — 경영진의 자기 보수 책정 구조 차단

    현행 구조에서 사내이사가 과반인 이사회는 사실상 경영진이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를 내포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2023년 코스피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보상위원회 위원 중 사외이사 비율이 100%인 기업은 전체의 41%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기업에서는 CEO 또는 그 측근이 보수 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구조였다. 주주총회 의결을 의무화하면 최소한 외부 주주들의 견제가 작동해 과도한 성과급 책정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Say on Pay 제도가 도입된 미국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임원 보수 총액 증가율이 완만해졌다는 하버드 로스쿨 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2021년 분석이 있다.

    출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2023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하버드 로스쿨 기업지배구조연구소 2021
  2. 2. 글로벌 스탠더드 부합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2023 개정판)은 '임원 보수 정책은 주주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한다. 미국(2010), 영국(2013), 독일(2020), EU 주주권 지침(2017·개정 2019) 등 주요국이 이미 법적·준법적 주주 투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저평가하는 요인 중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성과급 결정의 투명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실질적 신호가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금융위원회가 2023년부터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지배구조 개선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어, 성과급 의무화는 이 정책 방향과도 일관성을 갖는다.

    출처: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 2023, 한국거래소·금융위원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2023
  3. 3. 장기 성과 연동 유인 — 단기 실적 극대화 왜곡 방지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성과급 산정 기준(KPI 구성, 측정 기간, 지급 시점 등)을 공개적으로 심의하면 경영진이 단기 주가 끌어올리기나 분기 실적 극대화에 집중하는 왜곡 인센티브가 줄어든다. 한국금융연구원의 2022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CEO 성과급 중 3년 이상 장기 성과에 연동된 비중은 평균 18%로, S&P 500 기업 평균(약 55%)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주주총회 의결 의무화가 시행되면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성과 지표 반영을 요구하는 압력을 행사할 채널이 생기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ESG 경영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본시장연구원의 2023년 보고서가 제시된 바 있다.

    출처: 한국금융연구원 2022, 자본시장연구원 2023

👎 반대: 경영 자율성 침해하고 실효성도 낮아

  1. 1. 경영 의사결정 속도 저하 —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력 약화

    첨단반도체·AI·바이오 등 글로벌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분야에서 성과급 결정을 연 1회 주주총회에 묶어두면 적시성이 떨어져 핵심 인재를 놓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TSMC·인텔·엔비디아)과 인재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해외 경쟁사가 분기 단위로 유연하게 보상 패키지를 조정하는 것과 달리 한국 기업만 주총 결의를 거쳐야 한다면 비대칭적 불이익이 생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4년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성과급 의무 주총 의결 시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2024 기업 인사제도 조사
  2. 2. 주주총회의 실질적 감시 기능 한계 — 소수 대주주 지배 구조 악용 우려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현실에서 주주총회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의결권을 과반 이상 행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3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상위 10개 그룹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49.8%에 달했다. 이런 환경에서 주주총회 의결 의무화는 오히려 지배주주가 성과급 구조를 법적 형식 뒤에 숨겨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역이용될 수 있으며, 실질적 견제가 아닌 절차적 면죄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수 외국인 기관투자자가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결의를 막을 방법이 없어 제도의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경제학자들 사이에 제기된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2023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3. 3. 성과급 비공개 관행 강화 역설 — 유능한 경영자 이탈 초래 가능성

    성과급 전액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공개할 경우, 오히려 기업들이 성과급을 스톡옵션·장기 인센티브 플랜(LTIP) 등 공시 의무가 약한 대체 보상 수단으로 전환하거나, 연봉 계약을 해외 계열사 명의로 구성해 국내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편법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 Say on Pay 도입 이후 임원 보수 총액이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였다는 연구(Larcker·Ormazabal·Taylor,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11)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전문경영인 시장이 좁은 한국에서 보수 수준의 전면 공개와 주주의 부결 가능성은 유능한 외부 전문경영인이 국내 대기업 CEO직 취임을 기피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한국경영학회의 2023년 연구가 있다.

    출처: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11 (Larcker 외), 한국경영학회 2023

교차 반론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대주주가 주총을 지배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제도 도입 자체를 반대할 근거가 아니라 의결권 규제 강화(예: 3% 룰 적용 확대, 섀도보팅 폐지 유지)와 함께 설계해야 할 이유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Say on Pay가 구속력 있는 결의로 업그레이드된 2013년 이후, 주요 기업에서 이사회가 반대 가능성을 사전에 의식해 과도한 성과급 안을 스스로 철회하거나 조정하는 '그림자 효과(shadow effect)'가 관측됐다는 영국 기업규제청(BEIS)의 2019년 보고서가 존재한다. 형식적 절차라도 공론화 채널이 열리면 사회적 압력이 작동하며, 완전한 제도보다 불완전한 제도가 낫다는 논리는 제도 설계의 세밀화로 보완해야 할 문제다.

👎 반대 👍 찬성 반박

찬성 측이 내세우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한국의 지배구조 현실을 간과한 이식 논리다. 미국·영국의 Say on Pay는 경영권이 분산된 소유 구조(widely-held corporation)를 전제로 설계된 것이나, 한국 대기업은 총수 일가 지배력이 강한 집중 소유 구조(concentrated ownership)로 양측의 시장 환경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OECD도 2023년 보고서에서 '지배구조 개혁은 각국의 소유 구조와 법체계에 맞게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동일한 제도를 이식하더라도 효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있으며, 선진국 사례를 근거로 한국 도입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오히려 공시 내실화, 독립 감사위원회 강화 등 한국 현실에 맞는 단계적 접근이 더 실질적이다.

👍 찬성 👎 반대 반박

성과급 공개 시 편법 전환이 늘어난다는 우려는 본말을 전도한 논리다. 편법을 막으려면 공시 범위와 의무 대상을 스톡옵션·LTIP 등 모든 형태의 변동 보수로 확장하면 되는 입법 설계의 문제이지, 제도 자체를 포기할 이유가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부터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 등기임원 개별 공시'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성과급 산정 방식·KPI·지급 조건까지 확대하면 편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넷마블 등 IT 기업에서 2022~2023년 직원 성과급 논란이 폭발한 근본 원인이 임원 보수 불투명성에 있었음을 상기하면, 투명성 제고가 오히려 기업 신뢰도와 직원 사기를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핵심 쟁점

💡

성과급 의무 공시·의결이 실질적 경영 견제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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